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우리는 중대한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시장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아닌, 기술이 이끄는 혁신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AI 기반의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소비자들이 과연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싶지만 정작 소비자는 ‘이 기술이 자신에게 뭘 가져다줄지’를 모릅니다.
인공지능이 중요한 미래 기술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이 기술이 어떻게 내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기술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통찰해서 그걸 구현해내는 게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은 AI 시대에 더욱 절실한 진리가 되었습니다. 아이폰이 그러했듯이, AI 기술 역시 소비자들이 미처 상상하지 못한 혁신적 가치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AI 시대의 제조업 혁신에 있어 테크놀로지 푸시(Technology Push)가 마켓 풀(Market Pull)보다 더 중요해진 이유와, 이를 통한 성공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시장은 AI의 잠재력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시장의 한계
2024년까지 국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출이 전체 ICT 투자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AI 기술의 실질적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아직 AI 기술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술 이해의 격차
기업의 82.6%가 디지털 전환 계획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성공적인 구현 사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특히 전통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성공률은 4~11%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주도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이테크의 저주(Evil of High-tech)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종종 하이테크 기업은 뛰어난 기술을 갖춰서 고도의 기능을 만들어낸 기술 조직일수록 기술적 자만심에 빠지거나 기술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해서 시장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무리 기술이 우수해도 정작 소비자들이 원하는 입맛을 정밀하게 맞추지 못하면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 게 당연합니다.
성공적인 AI 도입 사례는 기술 주도적 접근에서 나왔다
글로벌 선도 기업의 혁신 사례
베코의 AI 기반 제어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66% 불량률 감소, 지멘스의 24% 생산성 향상 등은 모두 기술적 가능성을 먼저 탐색한 결과입니다. 이들 기업은 시장의 요구를 기다리지 않고, 기술의 잠재력을 먼저 발견하고 구현했습니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OPICA(Optical Inspection with Centralized Analysis) 프로젝트를 통해 300% ROI를 달성했습니다. 이외에도 검사 정확도 20% 향상, 자원 활용도 95% 절감 등의 성과를 통해 2021년 회계연도 기준 1억 4,500만 달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죠.
이는 딥러닝 기반 결함 감지 시스템과 AI 및 머신러닝 기술 적용이 가져다 준, 기술 주도적 접근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합니다. 특히 2~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투자 회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테크놀로지 푸시 전략의 유효성을 보여줍니다.
즉, AI 혁신을 시작하는 초기 이니셔티브 단계에서는 테크놀로지 푸시가 주도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기술적 통찰력을 가지고 AI 기술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정의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낼 방향을 그려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아이디어가 실제 구현되고 시장에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마켓풀, 즉 시장이 원하는 바를 잘 반영해야 합니다.
AI가 기술혁신이라 해도 혁신의 결과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는 결국 고객이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산업별 성과 차이
제약 및 화학 산업의 80% AI 도입률은 기술 주도적 접근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반면, 시장 요구에만 의존한 소비자 전자제품 산업은 40%의 상대적으로 낮은 도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난 AI 도입의 효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생산 현장의 전반적인 생산성이 평균 10에서 15% 향상되었으며, 수익성 지표인 EBITA는 4에서 5%의 의미 있는 증가를 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 시간이 30에서 50%까지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테크놀로지 푸시 전략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 테크놀로지 푸시의 성공적 구현
1단계: 기술 가능성 탐색
기술 가능성 탐색 단계에서는 먼저 AI 기술의 잠재력을 철저히 분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제조 공정의 각 단계별로 AI 기술 적용이 가능한 영역을 세밀하게 도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품질 검사 과정에서는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을 활용한 실시간 불량 검출 시스템을, 설비 관리 영역에서는 센서 데이터 기반의 예측 정비 시스템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토 과정에서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AI 도입 사례를 벤치마킹하되, 자사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적용 방안을 도출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의 기술 수준, 데이터 확보 가능성, 예상되는 기술적 난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을 선정해야 합니다.
선정된 영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포함한 파일럿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기술적, 인적 자원을 사전에 확보해야 합니다.
2단계: 검증된 구현
검증된 구현 단계에서는 소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통제된 환경에서 체계적인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생산라인 하나를 선정하여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동일한 조건의 다른 생산라인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초기 구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예를 들어, 데이터 품질 문제,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이슈, 현장 작업자들의 적응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학습 경험이 됩니다. 실증 사업의 결과는 향후 전사적 확산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입니다.
3단계: 시장 피드백 수용
시장 피드백 수용 단계에서는 실제 사용자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는 단순한 만족도 조사를 넘어서, 현장 관찰, 심층 인터뷰, 데이터 분석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실제로 생산라인 작업자들의 AI 시스템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사용성 개선점을 도출하거나, 품질관리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관찰하여 AI 시스템의 판단 기준을 최적화하는 사례도 있었죠.
이를 통해 도출된 개선점들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기술적 최적화 과정에 반영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서, AI 시스템이 제조 현장의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경우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거나, AI 시스템의 아키텍처를 수정하는 과감한 결정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4단계: 전사적 확산
전사적 확산 단계는 앞선 단계들에서 축적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조직 전체로 AI 시스템을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상세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로드맵에는 공장별, 생산라인별 구축 일정, 필요 예산, 인력 배치 계획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혁신을 수용하는 조직 문화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 하에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현장 리더들을 변화의 주체로 육성해야 합니다.
동시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 엔지니어, 프로세스 혁신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내부에서 육성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조직 내 지식 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하고, 이를 조직 전체가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지식 공유는 각 공장이나 사업부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며, 전사적 차원의 학습 곡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조직의 전반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사적 차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험과 도전을 장려하는 혁신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도 구축해야 합니다. 이러한 준비 과정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토대가 될 것입니다.
임팩티브AI는 AI 시대 제조업 혁신은 테크놀로지 푸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시장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AI의 잠재력을 먼저 발견하고 구현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장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되, 그들이 꿈꾸지 못한 것을 제시하라”는 것이 AI 시대 제조업 혁신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은 테크놀로지 푸시와 마켓 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AI 시대에 경영자가 가져야 할 능력입니다. AI가 기술혁신이라 해도 혁신의 결과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는 결국 고객이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술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통찰해서 구현해내되, 시장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