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Physical AI) 기술로 바꿀 제조업의 미래
INSIGHT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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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현장에서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인 형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고, 물건을 집어들고, 작업자와 대화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했죠.

2021년부터 본격화된 이 흐름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피규어 AI의 개발 현황을 보면 이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9600억 원을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4에서 볼리,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등 차세대 로봇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의 62%가 가정용으로 채워질 정도로 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조업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피지컬 AI가 재편하는 제조업의 새로운 지형도

제조업은 지난 수십 년간 자동화와 로봇 기술을 도입해왔지만, 피지컬 AI는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본질과 영향력을 정확히 이해해야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확장되는 AI의 진화

피지컬 AI가 재편하는 제조업의 새로운 지형도
Physical AI에 대해 발표하는 젠슨 황 (출처: NVIDIA)

AI 기술의 발전은 크게 네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를 인식 AI(Perception AI), 생성형 AI(Generative AI), 에이전틱 AI(Agentic AI),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피지컬 AI(Physical AI)로 정의했습니다.

초기 AI는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과 같은 인식 기능에 중점을 두었고, 이후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로 발전했습니다. 현재는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에이전틱 AI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제 AI가 물리적 세계에서 행동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죠.

피지컬 AI는 단순히 로봇에 AI를 탑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AI가 실제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기술의 융합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센서 기술, 로봇 공학, 재료 과학의 발전이 결합되어 AI가 물리적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1년 만에 걷는 것부터 춤을 추는 수준까지 발전한 사례는 이 기술 발전의 속도를 잘 보여줍니다.

제조 현장의 실질적 변화

피지컬 AI가 제조 현장에 가져오는 가장 큰 변화는 '유연성'과 '적응력'의 획기적인 향상입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정해진 작업만 반복할 수 있고, 작업 변경 시 복잡한 재프로그래밍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AI 로봇은 실시간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피지컬 AI 로봇은 부품의 위치나 방향이 바뀌어도 이를 인식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연어로 새로운 작업 지시를 내리면 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죠.

이러한 유연성은 다품종 소량 생산, 맞춤형 제조와 같은 현대 제조업의 트렌드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소비자 요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피지컬 AI는 생산 라인을 빠르게 재구성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기존 자동화 시스템이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피지컬 AI는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는 제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변화를 의미합니다.

선도 기업들의 접근 전략

글로벌 제조 기업들은 이미 피지컬 AI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접근 방식을 분석하면 세 가지 주요 전략이 드러납니다.

피지컬 AI 도입을 위한 다양한 전략
출처: Tesla Optimus (@Tesla_Optimus) / X

첫 번째는 자체 개발 전략입니다. 테슬라는 자사의 AI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옵티머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2만 달러 이하 가격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피지컬 AI를 통한 제조 혁신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통해 공장 내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가정과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Boston Dynamics’ Spot: The Design Behind the Robot Dog | IoT World Today
출처: Boston Dynamics’ Spot: The Design Behind the Robot Dog | IoT World Today

두 번째는 M&A를 통한 역량 확보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자동차 제조 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결정이었습니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을 공장 안전 점검에 활용하는 한편,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을 융합한 '모빌리티+로보틱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로봇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로봇은 새롭게 집중할 영역이다. 발전 방향을 주시하고 지분 투자, 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번째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파트너십 전략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능을 강화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죠. 이러한 파트너십은 자체 개발에 비해 빠른 시장 진입과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사례는 피지컬 AI 도입에 있어 자사의 상황과 역량에 맞는 전략 선택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자체 개발, M&A, 파트너십 중 어떤 전략이 최적인지는 기업의 기술 역량, 자금력,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간-로봇 협업 시스템 구축의 핵심 전략

피지컬 AI의 성공적인 도입은 단순히 로봇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과 로봇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 측면을 넘어 조직, 공간, 프로세스의 총체적 재설계를 의미합니다.

협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대체가 아닌 증강

피지컬 AI 도입의 목표는 인간 노동력의 '대체'가 아닌 '증강'에 있습니다. 로봇과 인간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성공적인 도입이 가능합니다.

인간은 창의적 문제 해결, 복잡한 판단, 예외 상황 대응에 뛰어나며, 로봇은 정밀하고 반복적인 작업, 위험한 환경에서의 작업, 대량의 데이터 처리에 강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특성을 활용하는 협업 모델이 필요합니다.

BMW 미국 공장에서는 피규어 AI의 로봇을 도입해 인간 작업자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무거운 부품을 운반하고 정밀한 조립을 담당하며, 인간 작업자는 품질 검사와 복잡한 의사결정을 담당합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이 동시에 향상되는 효과를 얻고 있죠. BMW는 피규어 02를 도입한 후, 2024년 11월 기준 작업 속도가 4배 빨라졌으며 신뢰도는 7배 향상되어 하루 최대 1,000건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협업 모델 설계 시 중요한 점은 작업 공정의 단순 분할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함께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피지컬 AI의 학습 능력을 활용해 지속적인 프로세스 개선을 가능하게 합니다.

물리적 작업 환경의 재설계: 안전성과 효율성의 균형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작업 환경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안전 펜스로 격리되었지만, 피지컬 AI 로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활동합니다.

안전성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충돌 방지 센서, 토크 제한 메커니즘, 실시간 환경 인식 기능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공간 배치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로봇의 작업 영역, 인간 작업자의 동선, 자재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인체공학적 설계도 중요합니다. 인간 작업자가 로봇과 편안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작업대 높이, 제어 패널 위치, 시각적 피드백 시스템 등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작업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합니다.

물리적 작업 환경 설계는 안전성, 효율성, 인체공학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 도입 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피지컬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피지컬 AI 도입의 궁극적 목표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혁신에 있습니다. 이는 제품 생산 방식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서비스 기반 수익 모델로의 전환

피지컬 AI는 제조 기업이 제품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제공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른바 '서비스화(Servitization)' 전략은 제조업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기반 모델의 대표적인 예는 '제품-서비스 시스템(PSS, Product-Service System)'입니다. 이는 제품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피지컬 AI는 원격 모니터링, 예지 정비, 성능 최적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합니다.

출처: TRUMPF laser cutting: Redefining automated laser cutting

독일의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 트럼프(TRUMPF)는 피지컬 AI를 활용한 '페이 퍼 파트(Pay-per-Part)'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했습니다. 고객은 장비 자체를 구매하는 대신 생산된 부품 수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며, 트럼프는 AI 로봇을 통해 장비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하여 고객의 생산성을 높입니다.

이 모델을 통해 트럼프는 고정 수익을 확보하면서도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서비스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서비스 기반 모델의 핵심은 고객의 성과를 제조업체의 수익과 직접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제조업체와 고객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서비스 기반 모델은 안정적인 수익 흐름,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 경쟁 차별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제품 개선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활용되어 추가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집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고도화

피지컬 AI의 가장 강력한 특징 중 하나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입니다. 이는 제조 기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데이터 기반 운영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줍니다.

전통적인 제조 환경에서는 데이터 수집이 제한적이고 분석에 시간이 소요되어 반응적 의사결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생산 설비, 로봇, 작업자, 제품에서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분석되어 예측적, 더 나아가 처방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진화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기술적 분석)', '왜 일어났는가?(진단적 분석)',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예측적 분석)', '어떻게 해야 하는가?(처방적 분석)'의 단계로 발전합니다. 피지컬 AI는 이 모든 단계를 실시간으로 통합하여 자율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수요 예측과 같은 핵심 비즈니스 의사결정에서 피지컬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결합은 놀라운 성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임팩티브AI와 같은 기업의 딥플로우(DeepFlow) 솔루션은 6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98.6%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제공하며, 이를 피지컬 AI와 연계하면 예측을 넘어 자율적인 생산 계획 수립과 실행까지 가능해집니다.

GE의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피지컬 AI와 데이터 분석을 결합하여 장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최적의 유지보수 일정을 자동으로 수립함으로써 장비 가동률을 20%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제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운영은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전체 공급망의 가시성과 탄력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합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경험한 제조 기업들에게 이는 중요한 경쟁력 요소가 될 것입니다.

피지컬 AI가 가져올 제조업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역량을 함께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제조 기업들도 피지컬 AI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자사의 상황에 맞는 전략적 접근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